인간의 성격과 소크라테스식 설득법
자기주장이 지나치게 강한 사람과 도그마티즘
인간의 성격 유형 중에 아주 고집이 센 사람들이 있다. 이런 유형의 사람들은 제아무리 확고한 진실이라도 설득이 불가능하다. 논리적인 설득이나 과학적인 자료를 보여주며 입증해 보이면 믿지 않을까? 자신이 진실이라고 받아들인 상황에 대해서는 그 어떤 과학적인 증명으로도 판단이 뒤집히지 않는다. 그저 고집이 세고 남의 의견을 듣지 않는다는 게 무슨 대수일까. 하지만 이러한 부류의 집단들이 그 어떤 신념을 갖고 조직적으로 활동한다면 큰 사회문제를 야기하게 된다. 주변에서 쉽게 접하는 잘못된 방식의 믿음으로 발생하는 대표적인 사례들을 생각해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아직도 지구가 평평하다고 믿는 사람들과 아이를 키우면서 절대 약을 쓰지 않고 스스로 낫게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집단이 있다. 믿기지 않겠지만 아직도 전 세계에서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믿고 주장하고 있다. 당연히 지구의 모습은 둥글고 위성으로 촬영한 증거도 넘쳐난다. 하지만 그들에겐 위성으로 촬영한 지구의 모습은 한낱 조작된 화면에 불과하다. 또한 자신의 사랑하는 아이에게 현대 의학을 불신하는 자들은 이렇게 행동한다. 자신의 잘못된 판단으로 백신이나 의약품 사용을 거부하고 스스로 면역이 생길 것이라 믿고 아이를 고통 속에 방치하는 행태를 어쩌면 좋겠는가! 스스로 결정한 판단에 대한 결과가 가족을 망치는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참으로 씁쓸하다.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만 믿는 사람들에게 일반적으로 납득 가능한 옳은 명제를 보여주며 실험하였을 때 결과적으로 절대 납득하지 않았다. 내가 기존에 알고 있던 사실은 이렇지만 다른 결과를 보여주면 양상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고 수긍해야 하는데 열린 가능성을 스스로 닫아버리는 것이다.
이렇게 고집이 센 자기 편향적 사람들은 어떻게 설득해야 할까?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만 받아들이는 그들의 속성을 이용하면 설득이 가능하다. 처음엔 배타적인 성향으로 무조건 거부하지만 계속된 믿음을 심어주고 그들의 마음을 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들이 마음을 여는 순간 더 이상 어렵게 공을 들여 설득하지 않아도 스스로 내가 하는 말을 다 진실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평소 종교에 대한 불신과 철저한 무교를 주장하던 사람이 종교에 믿음을 갖기 시작하면 그 어떤 사람보다도 성실한 신자가 되는 원리와도 같다.
이런 방법을 악용하여 친근하게 접근한 후 그릇된 정보를 주입하여 종교에 빠지게 만들기도 한다. 실제로 이단에서는 이런 방식으로 포교 활동을 하여 논란이 되기도 하였다. 전혀 의심할 수 없을 정도로 상냥하고 친절한 지인이 자신이 알아차리지 못하게 타깃으로 삼는 것이다. 마음을 움직였기 때문에 진실을 알고 나서 받게 되는 마음의 상처도 상당히 크게 된다.
이렇게 자기주장이 강한 이들이 종교라는 강력한 믿음을 갖게 되면 도그마티즘 즉 교조주의에 빠지기 쉽다.
도그마티즘에 관하여 이보다 더 명백한 고집과 아집으로 뭉쳐진 이상에 대하여 설명할 수 없다. 교조주의에 빠진 사람들에게는 그들만의 교의가 아니고선 그 어떤 주장도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극단적인 사고방식에 빠져 현실에서 스스로 눈과 귀를 닫아버린 사람들에게 절대적 신념 외엔 무가치한 궤변으로 인식될 뿐이다.
소크라테스를 통해 가짜 뉴스가 접근하는 방법을 배우다
가짜 뉴스의 접근은 소크라테스식 문답법과도 연관이 있다. 소크라테스는 어떻게 하여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받고 그의 의견에 동조하도록 설득할 수 있었을까? 이는 소크라테스가 꾸준하게 사용한 자신만의 방법을 통하여 가능했다. 그는 이미 어떤 방식으로 접근했을 때 다른 사람들이 의견에 쉽게 따르는지 알고 있었던 것이다.
내가 생각한 의견이 절대적으로 옳다면 상대방에게 강하게 주장해야 하지 않을까? 상대방에게 나의 의견이 맞다는 것을 인식시키기 위해 강하게 주장하는 것은 반발심을 불러올 뿐이다. 소크라테스처럼 상대방에게 여러 가지 질문을 하고 대신 대답을 '네'라고 인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 '아니오'라는 대답이 나올 수 없는 기본적인 '네','네' 라는 대답이 쌓이게 되면 상대방은 서서히 의견에 동조할 수 밖에 없다. 결국은 나의 의견에 스스로 '네'라고 대답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나의 의견을 관철시키기 위해 강한 어조로 다그치지 않고 스스로 '네' 하고 동조하게 만든다니 얼마나 현명하고 평화적인 방법인가! 지금도 여러 상황에서 소크라테스의 방식을 따라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 상대방을 설득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소크라테스의 문답법을 떠올려보면서 활용해보자.
이제 가짜 뉴스의 이야기이다. 최근에 여러 매체를 통해 접근한 정보들 중에 가짜 뉴스는 몇 개나 되는가? 무분별한 정보의 홍수 속에 자신도 모르게 많은 가짜 뉴스에 접근하고 그것이 모두 사실이라고 믿게 되는 것엔 소크라테스식 접근이 숨어있는지도 모른다. 내가 알고 있던 당연한 지식들은 몇 가지 보여주고 수긍하게 한 뒤 교묘하게 가짜 뉴스를 섞어 전달하면 우리는 그것조차 진실이라고 인지하게 된다. 인간의 정보 인식 심리를 이용한 수법에 자연스럽게 불필요한 정보를 받아들이게 되는 것이다. 소크라테스의 방식처럼 '네'라고 답하게 되는 정보들의 연속적인 습득 후에 가짜 뉴스 또한 '네'라고 스스로 동조하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포인트는 내가 이런 상황에 휩쓸리고 있다는 것을 전혀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과 스스로 가짜 뉴스가 가짜가 아니라고 믿게 되는 상황에 있다. 흔하게 가짜 뉴스에 빠진 사람들을 보며 저게 왜 가짜라는 생각을 못하지? 하고 의문점을 갖게 된다. 하지만 교묘한 술수와 내가 믿는 것은 진실이라고 믿고 싶은 인간의 심리가 만나게 되면 가짜 뉴스도 더 이상 가짜가 아니게 된다. 이로 인해 가짜 뉴스는 끊임없이 어딘가에서 만들어지고 일부러 조작된 뉴스를 퍼뜨리기도 한다. 내가 접하고 있는 뉴스들이 정말 진정한 있는 사실 그대로의 것인지 다각도로 따져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모두가 진짜라고 말해도 그것이 거짓인지 판단할 수 있는 진실을 보는 눈은 당신의 선택에 달렸다. 그래도 헷갈린다면 다시 한번 소크라테스를 떠올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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