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약속이 있다는 걸 미리 말 안하는 사람은 왜?

오랜만에 만나서 친구와 재미있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자꾸 휴대폰을 들여다보며 안절부절못하더니 이제 그만 자리에서 일어나자고 하더라고요. 더 놀지 못해서 아쉽긴 했지만 그대로 헤어져서 집에 왔는데 알고 보니 그 친구는 또 다른 약속이 있었더라고요.

 

처음부터 다른 약속이 있다는 걸 미리 말해줬으면 당연히 이해하고 그 시간까지 맞춰서 놀았을텐데 왜 약속을 비밀처럼 감추는 걸까요? 이유는 단지 미안해서라고 하는데 이해가 되시나요?

 

솔직히 나와 만나면서 다른 약속이 또 있었다는게 서운하기도 합니다. 다른 약속에 가기 전에 나는 잠깐 시간 때우기용은 아니었나 하는 생각까지 드네요.

나 외에 다른 약속이 있으면 왜 기분이 나쁠까?

친구나 애인과 약속이 있을 때 그날의 약속은 그 하나가 전부인 경우가 있고, 어떤 사람은 하루에 이 친구도 만나고 저 친구도 만나고 이중 삼중으로 약속이 있는 경우가 있어요.

 

만나는 친구들이 많고 대인 관계가 좋아서 약속이 많은 건 부럽기도 해요. 그런데 다른 약속이 있다는 걸 미리 말해주지 않으면 서운한 마음이 들더라고요. 왜냐하면 상대방은 이미 나를 만나고 있는 시간에도 다음 약속에 갈 시간을 계산하고 있다는 셈이니까요.

 

나는 이 사람과 만나는 약속 하나때문에 준비를 하고 시간을 들여 약속 장소에 나왔는데, 상대방은 나와 만나다가 몇 시쯤 헤어져서 다른 약속에 가면 되겠다는 계획을 하고 있었던 거죠. 그걸 미리 말해주지 않고 갑자기 "나 누구 만나기로 해서 이제 가봐야 돼"하고 말하는데 기분이 솔직히 안 좋더라고요.

 

오랜만에 꾸미고 나왔더니 이대로 그냥 집에 가라고?

 

무슨 중요한 일때문에 꼭 가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 처음부터 다른 약속이 정해져 있는 상황이었으니까요. 그런데 또 어떤 경우엔 다른 약속이 있다는 걸 끝까지 비밀로 하고 집에 가는 척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당연히 헤어진 후에 집으로 돌아간 줄 알았던 친구나 애인이 알고보니 다른 약속이 있는걸 나에게 숨긴 거라면 그것도 기분 나쁘지 않나요? 그냥 처음부터 나와 약속을 정하기 전에 이 날 몇 시에 누구랑 약속 있는데 그전에 잠깐 볼래? 이렇게 물어보고 약속을 정하면 되는 건데 그걸 왜 굳이 숨기냐고요.

 

나와 약속 이후 다른 약속에 간 걸 들키게 되면 당황하면서 미안해서 그랬다느니, 내가 기분나빠할까봐 미리 말을 못 했다느니 변명을 늘어놓는데 사실 이런 변명들이 더 기분 나빠요. 내가 다른 약속에 절대 못 가게 하고 가면 삐지는 쪼잔하고 속 좁은 사람이 된 것 같잖아요.

 

약속을 하루에 하나만 잡는 사람도 있고, 하루에 몰아서 약속을 잡는 사람도 있습니다. 나는 이 사람과의 약속을 위해 온전히 하루 스케줄을 비워놓았는데 상대방은 그게 아니라면 당연히 서운할 수 있어요.

 

나 이따 저녁에 약속이 있는데 그 전에 잠깐 얼굴 볼래? 이렇게 말하는 건 솔직히 자기가 시간이 남아서 심심하니까 시간 때우기용으로 잠깐 보자는 것처럼 느껴져서 썩 유쾌한 약속은 아니랍니다. 중요한 약속 전에 그냥 잠시 거쳐가는 느낌?

 

약속을 몰아서 잡는게 절대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에게 미리 다른 약속도 있다는 걸 얘기해 주는 것이 예의가 아닐까 싶어요. 그래야 상대방도 다른 계획을 세우거나, 약속 이후 갑자기 기분이 상하는 일은 없을 테니까요.

 

이 세상에 나만 바쁜 것도 아니고, 상대방의 시간도 소중하다는 걸 잊지 말아 주세요. 만나자고 약속만 하고 절대 안 지키는 사람도 있죠?

 

약속만 하고 안 지키는 사람은 뭐야?

약속만 하고 안 지키는 사람은 뭐야?

 

이것도 이중 약속이 맞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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