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연민에 빠져서 홀로 신세한탄만 하고 있네요
내가 얼마나 힘들고 슬픈지 아무리 설명을 해도 남들은 정확히 그 감정과 깊이를 이해하지 못해요. 당연히 내가 되어 직접 그런 일들을 겪어보지 못했다면 상상만으로는 공감이 어려울 수 있겠죠.
그런데 주변에 보면 항상 자기가 이 세상에서 제일 불쌍하고 힘든 사람이라며 신세한탄을 습관처럼 하는 분들이 있어요. 일찍이 남편을 떠나보내고 홀로 자식을 키워야 했던 엄마는 지독한 자기 연민에 빠져서 아직도 먼저 간 아빠를 원망하십니다.
어릴 때 부모로부터 안 좋은 경험을 한 친구 역시 수십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부모를 잘 못 만난 신세한탄을 하며 넋두리를 하곤 해요. 이렇게 신세한탄과 지나친 자기 연민으로 위로를 받고 싶어 하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그 끝에는 결국 해결되지 못한 공허함만이 남더라고요.

나 스스로를 불쌍하게 여기지 말라
자기연민은 내가 나 자신을 굉장히 불쌍하게 여기는 마음을 뜻하는데요, 제 인생을 한 번씩 되돌아보면 저 역시 문득문득 깊은 자기 연민에 빠져들곤 합니다. 그럴만한 말하기 힘든 사연이 있었어요.
나는 왜 남들처럼 평범한 인생을 살지 못했을까
왜 하필 나에게 그런 일들이 벌어진걸까
이미 지나간 과거라 해도 여전히 마음속 깊숙이 남아있는 앙금들은 이따금씩 나 스스로를 괴롭히곤 해요. 애써 안 좋은 감정에 휩싸이기 싫어서 생각을 하지 않으려 노력할 뿐, 언제라도 나를 눈물짓게 하는 그런 사연입니다.
사실 한동안은 이런 일을 겪어야 했던 나 자신이 너무 불쌍하게 느껴져서 신세한탄도 해보고 다른 사람을 원망해보기도 했어요. 내가 이렇게 힘든 사람이다! 위로받고 이해받고 싶어서 용기를 내어 사연을 말해보기도 했고요.
그런데 사실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나의 감정은 말로 백 퍼센트 제대로 전달이 되지 않을뿐더러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저 또 한 사람의 인생 사연일 뿐이더라고요.
힘들었겠구나, 고생 많았겠네
어디까지가 진심인지 알 수 없고, 속으로는 내 사연에 대해 얼마만큼 깊이 공감을 했는지도 알 수 없어요. 내가 지금 이렇게 살고 있는 건 이런 일들을 겪었기 때문이고 여전히 나는 힘들다는 걸 알리고 싶었지만, 결과적으로 달라지는 건 없었어요.
엄마가 아무리 남편을 잘 못 만나서 시집와서 고생만 하며 살았다고 신세한탄을 하시며 나만큼 힘들게 산 사람이 있냐며 자기 연민에 빠져 계셔도 자식 입장에서는 그 감정을 고스란히 이해할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엄마가 자식들을 생각해서 더 힘을 내셔야 하는 건 아닐까, 왜 자신만의 슬픔에 빠져서 자식들을 돌보지 않으신 걸까 이해가 안 되기도 했어요.
마찬가지로 나의 슬픔 역시 남들에게는 힘들었겠다는 건 이해하지만 그렇다고 계속 주저앉아 있는 모습이 깨나 답답하게 보였을 것 같더라고요. 내가 느끼는 슬픔과 고통이 남들에겐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이야기 혹은 더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도 많은데 이겨내지 못하고 동정을 바란다며 절대 이해할 수 없는 마음이기도 합니다.
세상에는 사연 없는 사람 없다는데 내 기준에서는 내가 직접 겪은 일이기에 나의 슬픔이 가장 크고 이렇게 살아가는 나 자신이 스스로 가엾고 불쌍하게 여겨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자기 연민에 빠져있는 동안 나는 항상 제자리일 수밖에 없고, 내가 생각하는 것 만큼 다른 사람들이 나를 불쌍히 여기며 이해해주지도 않더라고요. 결국 지나친 자기연민은 나를 스스로 불쌍한 사람, 불행한 사람으로 만들어 그 속에 가두고 괴롭히고 있었습니다.
자기연민에 빠질 수 밖에 없었던 시간과 감정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이런 일들이 있었지만 결국 이겨내고 살아가는 나 자신에 대한 칭찬이 더 필요할 것 같네요. 나니까 이걸 버티고 일어섰다!
다른 사람들에게 받는 위로와 동정은 당장 마음을 다독여 줄 수는 있지만, 괜히 말한 것은 아닐까, 몰라도 되는 사람들까지 전부 내 얘기를 알게 되는 건 아닐까 하는 마음의 약점이 될 수 있습니다.
힘든 시기를 스스로 모두 이겨 낸 후에 사실은 내가 이런 일을 겪어서 힘들었는데 이렇게 극복하고 이제는 아무렇지 않게 그 일에 대해 말할 수 있다고 한다면 가식적인 동정이나 위로대신 진심에서 우러나는 존경과 감탄을 받지 않을까요?
타인에 의해 상처를 받고 마음의 회복이 필요하다면 그 상처를 계속 슬픔으로 키우거나 아니면 상처에 반창고를 바르고 낫게 하는 것도 결국은 나 자신이더라고요.
남에게 무언가를 기대하는 것은 내 예상과 어긋났을 때 오히려 우울한 감정이 더 깊어지거나 자존감이 낮아질 수 있어요. 때로는 나 스스로 나를 치유하고 돌보는 시간도 필요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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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표정을 짓고 있어서가 아니라 그냥 눈빛 자체가 슬퍼 보이는 사람이 있어요. 무언가 다른 사람들에게 말하기 어려운 힘든 사연이 있었을 것 같아서 괜히 마음이 쓰이기도 해요. 우수에 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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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자존감이 낮아진 이유와 자존감 올리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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