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을 때가 있어요. 그게 내 기분 때문일 수도 있고, 상대방 때문인 경우도 있는 것 같아요. 그냥 눈치껏 말하기 싫은가 보다 하고 넘어가주면 좋을 텐데 꼭 집요하게 말을 거는 사람도 있더라고요.
스스로 말을 하기 싫은 경우는 내 기분이 안 좋거나, 고민이 많을 때 생각에 잠겨 말을 잘 하지 않게 되는 것 같아요. 물론 이런 증상이 길어지고 습관이 되면 안 되겠죠?
반면에 다른 사람 때문에 말을 하기 싫을 때는 상대방 때문에 짜증이 나거나, 대꾸할 가치를 못 느낄 때? 이제는 더 이상 말하기도 귀찮다... 이런 감정이 드는 것 같네요.
말하기 싫어도 말을 하라고요?
내가 말을 하지 않는 건 내 의지이고, 내 감정에 따른 행동입니다. 그런데 말을 하기 싫어도 말을 해야 한다고 하네요? 말의 힘도 잘 알고, 말이라는 게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도 잘 알겠어요.
그래도 내가 말하기 싫을 때는 그냥 말하지 않으면 안 되는 걸까요?
말을 하지 않고 있으면 분위기가 가라앉고 답답하다며 말하기를 재촉하는 사람도 있고요, 단지 입을 다물고 가만히 있었다는 이유로 무슨 큰일이 난 것처럼 심각하게 바라보는 사람도 있어요.
싫으면 싫다, 좋으면 좋다 말을 해야지! 그런 말도 못 하면 어쩌니!
말을 못 하는 게 아니라, 안 하는 건데 그걸 절대 이해하지 못하더라고요. 말을 안 하면 답답해서 어떻게 사냐는 거죠. 하지만 아예 모든 말을 안 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말은 하되 스스로 생각할 때 굳이 필요 없는 말은 일부러 하지 않을 뿐입니다.
친구들끼리 모여서 이야기를 할 때, 그게 맞니 틀리니 서로 엇갈리는 주장을 할 때가 있어요. 그럴 때 대부분 목소리 큰 사람이 결국 이기는 경우가 많죠? 속으로는 정답을 알고 있지만, 끝내 말로 뱉어내지는 않아요. 말하기가 귀찮으니까요.
그게 왜 맞는지 시시콜콜 언쟁을 벌이기도 싫고, 사소한 데에 열 올리며 이야기하느라 에너지를 낭비하고 싶지도 않아요. 그래서 알아도 모른 척 입을 다물고 있을 때가 많네요.
원래 언쟁을 벌이기 싫어하는 성격이거나, 현재 내가 말하기도 힘들 정도로 지쳐있는 상태인지도 모르겠어요.
사실 말할 기운이 없다고 할 정도로 의욕이 떨어져 있다면 우울증 증세로 보이기도 합니다. 내가 원래 말수가 적은 사람인지 아니면 언젠가부터 말수가 줄어들게 되었는지 생각해 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관계에 따라서는 남편과 집에서 한 마디도 하지 않는다거나, 엄마와 대화가 단절되었다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어요. 연인이나 부부 사이에서 대화가 없다면 권태기가 아닌가 의심해 볼 수 있고요, 가족 간에 대화가 없다면 서로 마음의 거리를 좁히지 못해서 대화를 피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말하기도 싫다'는 소리는 바꿔 말하면 '말해봤자 뭐 하나' 이런 뉘앙스로 해석할 수 있지 않나요? 내가 아무리 말해도 상대방이 들어주지 않거나, 상황이 달라지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을 때는 정말 말하기도 싫은 그런 상황입니다.
그런데 내가 언젠가부터 습관처럼 말하면 뭣하나 하는 심정으로 입을 다물게 되면 정말 아무도 내 마음을 몰라주고, 나만의 세상에 갇히는 순간이 올 수 있어요.
당장 내가 말을 한다고 해서 바뀌는 게 없더라도 말로 소리 내어 표현을 하다보면 언젠가는 알아주지 않을까요? 내 말을 듣고 모른척 할 수는 있지만, 내가 말하지 않은 걸 상대방이 알아차리는 건 불가능에 가까우니까요.
오늘은 "행복해지고 싶다"라고 소리내어 말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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