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김장철이 다가오고, 역시나 김장하러 오라는 시댁의 연락이 있었습니다. 사실 이건 연락이 아니라 일방적인 통보에 가깝죠. 날짜도 의논해서 정한 게 아니니까요.
요즘 세상에 편하게 김치를 사서 드시면 얼마나 좋을까요? 굳이 모여서 그 많은 김치를 한 번에 담그려니 명절 몸살 저리가라네요. 남편도 나서서 김장하지 말자는 소리도 못해요.
막돼먹은 며느리라서 무조건 김장하러 가기 싫다는 게 아니라 갈 때마다 너무 힘들어서 이번에는 자연스럽게 김장 행사에서 빠지고 싶은데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며느리가 생기면 무조건 시댁에서 김장하는 이유는?
며느리를 보기 전에는 김장 행사가 이렇게 크지는 않았다고 해요. 대부분 며느리가 들어오면 본격적으로 시댁에서 김장을 벌이는 듯한데 왜 그런 걸까요?
물론 며느리 없이도 김장을 해오셨을 테고, 시어머니께서 고생을 가장 많이 하셨겠지요. 이제는 며느리와 나눠서 일을 한다는 생각에 더 크게 김장을 하시는 듯해요.
사실 남편 입맛에 가장 잘 맞는 김치는 어머니가 담그신 김치일 테고, 손맛도 전수받아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며느리 입맛에는 친정 김치가 가장 맛있어요.
시어머니 입장에서는 다른 집처럼 며느리들과 함께 김장을 하며 보쌈도 해 먹고, 일 년의 즐거운 행사로 생각하실 수도 있겠더라고요.
김장할 때 시댁에 가기 싫은 이유
솔직히 결혼 전에는 엄마의 주도 하에 김장을 하거나 김장을 안 하고 사 먹을 때가 많았어요. 갑자기 시집을 갔다고 해서 없던 솜씨가 생기는 것도 아니고, 거드는 역할만 하더라도 김장 자체가 부담이 되네요.
그런 데다가 그 많은 양의 김치를 한꺼번에 담아야 하니 온몸이 쑤시고 아프고 며칠 내내 고생입니다. 시누이가 가져갈 김치까지 만든다는 게 더 화가 나기도 해요. 나는 이 집안에 일꾼으로 시집온 게 아닌데...
아무리 요즘세상에 남편들도 집안일을 돕는다지만 역시나 김장은 여자들의 행사가 맞더라고요. 나는 사다 먹는 김치가 훨씬 좋은데 어쩔 수 없이 끌려와 김치를 담그니까 더 힘이 듭니다. 가능하다면 김장할 때 빠지고 싶어요.
자연스럽게 김장하러 가지 않으려면?
명절증후군처럼 김장 증후군 역시 만만치 않아서 어떻게 하면 시댁에 김장할 때 가지 않는 방법이 없나 연구하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가짜 팔깁스는 너무 티가 나고 양심상 찔려서 그건 절대 못할 일이죠.
솔직하게 김장하기 너무 힘들다, 올해는 그냥 사드시면 안 되겠냐 말씀드려 보아도 그럼 나 혼자 알아서 할 테니 너는 빠져라 하시는데 마음이 불편합니다. 혼자 고생해서 김장하시는 어머니를 보면 남편과도 싸움이 날 수밖에 없고요.
직장에 다니는 경우 회사 핑계로 빠질 수는 있겠지만, 회사에 말해서 출근하지 말라고 하시거나 김장 날짜를 바꿔서 무조건 김장하러 오라고 하십니다. 당일날 급작스럽게 회사일 때문에 못 갈 거 같다고 연락드려서 빠질 수도 있지만, 이것도 양심에 걸리긴 해요.
시댁의 김장 문화를 없애려면 어쩔 수 없이 못된 며느리 역할을 나서서 하는 수밖에 없을까요? 몇 번 연속해서 김장에 빠지다 보면 본인도 힘드시니까 결국 김장이 사라지지 않을까 싶네요.
다른 분들은 어떻게 하시나요? 명절마다 나는 내 집에서, 너는 너네 집에서 각자 보내자고 하는 의견이 올라오는 것처럼 김장 역시 자기가 먹을 건 자기네 집에서 따로 만들어서 가져오는 게 낫다는 분도 있더라고요.
결혼 후 며느리 입장에서는 명절과 김장이 가장 힘든 순간이지 않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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