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히 내가 알겠다고 대답했는데도 계속해서 같은 얘기를 하는 사람 있지 않나요? 예를 들어서 이따가 어디 가자고 해서 내가 "응"이라고 대답했는데 또 똑같은 이야기를 반복하는 거예요.
이따가 거기 가자니까?
알았다니까?
이런 예뿐만이 아니라, 저번에 들려준 이야기를 또 하고 또 하고, 한 열 번은 넘게 들은 것 같은데 계속해서 같은 얘기를 하는 사람이 있어요. 도대체 이건 무슨 심리인가요?
같은 말을 되풀이하는 이유는 뭘까
어디 가서 이야기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은 한 가지 에피소드를 가는 곳마다 똑같이 되풀이해서 이야기합니다. 그러면서 이야기가 점점 더 부풀려지기도 해요.
처음엔 다른 이야기를 하나 보다 듣고 있는데 점점 어디선가 들어본 이야기인 거예요. 역시나 매번 이야기하던 같은 스토리를 살짝 바꿔서 또 이야기하고 있더라고요.
그거 저번에 들었다니까?
자기가 이 사람에게 그 이야기했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고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는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다른 데서 이야기한 줄 알았는데 너한테도 이 이야기를 했었구나 하면서 말이죠.
이 사람 저 사람에게 같은 이야기를 하고 다니다 보면 솔직히 누구누구에게 이야기를 했었나 헷갈리기도 해요. 그러다 보면 정작 말을 해줘야 하는 사람에게는 전달하지 못하고, 엉뚱한 사람들에게만 시시콜콜 이야기하게 되는 경우도 있어요.
그런데 이렇게 가끔 실수로 같은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매번 같은 이야기만 반복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만날 때마다 같은 이야기를 꺼내서 그거 아는 이야기라고 중간에 말리기도 수십 번이죠.
보통은 이야기를 하는 도중에 내가 저번에 했던 말을 또 하고 있는 중이라는 걸 스스로 알아차려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그냥 말하는 것 자체를 즐기는 사람이 아닌가 싶은데요, 듣는 사람의 입장보다 자신이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이야기를 쏟아내는 것 자체를 좋하하는 것 같더라고요.
또, 이런 경우도 있습니다. 주로 부모님들이 자녀나 손주들에게 같은 이야기를 되풀이하는 경우가 있어요.
알았다고 했는데 왜 계속 물어보는 거죠?
흔히 부모님들이 자녀에게 이거 먹어라, 이거 가져가라, 일찍 자라 등 여러 가지 지시를 하시잖아요? 그러면 "네" 하고 대답을 하는데 얼마 안 지나서 또 물어보시는 거예요. 내 말 들었니? 하시면서요.
분명 대답을 했거든요? 내가 대답하는 소리가 작아서 못 들으신 건 절대 아닌 것 같은데 계속 같은 걸 물어보고 강요하세요. 특히 손주를 봐주시는 부모님들도 그런 경우가 많은데요, 물 좀 마셔라, 꼭꼭 씹어 먹어라, 뛰지 마라 등 자주 반복하는 말들이 있습니다.
자꾸 같은 이야기를 듣다 보면 애들도 짜증을 내더라고요. 할머니, 알았다니깐!
대답을 분명 들으셨을 텐데 이렇게 계속해서 같은 말을 하시는 이유는 조금 더 확실하게 주의를 주고 싶으셨던 아닐까 싶네요. 우리가 듣기엔 모두 잔소리인데 결국 자식, 손주 걱정에 같은 말을 반복하시는 건 아닐까요?
사실 어떤 분들은 좀 더 명확한 대답을 듣고 싶어서 계속 같은 질문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상대방이 알았다고! 알았다고! 도대체 몇 번 말해! 하고 화를 버럭 낼 때까지 똑같은 말을 되풀이하는 사람도 있더라고요.
본인이 하고 싶은 말만 하는 스타일이거나, 남의 말을 원래 잘 듣지 않는 성격 등이 원인일 수도 있겠지만, 혹시 초기 치매 증상은 아닌지도 의심해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안 그러던 사람이 갑자기 이런 증상이 생겼다면 검사를 받아보시는 것이 나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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