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엄청 엄하고 무섭게 느껴졌던 우리 부모님이 손주 재롱 앞에서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바뀌셨어요. 이런 모습이 너무 낯설기도 하고, 제가 원래 알고 있던 부모님이 맞는가 혼란스럽기까지 합니다.
손주 어리광을 다 받아주시고 활짝 웃으시는 모습에 흐뭇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드네요.
저희를 키우실 때도 그렇게 웃어주셨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자식을 키울 때와 손자 앞에서 부모님의 태도가 달라지는 이유
부모님 세대에서는 대부분 자식들을 엄하게 키우신 가정이 많을 것 같아요. 집마다 훈육을 위한 몽둥이는 기본으로 있지 않았나요?
어린 시절을 되돌아보면 부모님께서 다정다감하게 감싸주신 기억은 거의 없고,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부모님께 무섭게 혼났던 기억만 가득합니다. 그래서 평생 어리광도 못 부리고 자랐던 것 같은데 요즘 아이들은 다르더라고요.
손주를 돌봐주시는 부모님 세대가 늘어나면서 육아에 함께 동참해주실 때가 많은데요, 우리를 키우실 때와는 너무도 다른 모습입니다. 얼굴에 미소가 떠나질 않으세요.
아이들이 떼를 쓰거나 심한 장난을 해도 그저 웃으며 다 받아주시고, 절대 엄하게 혼내지를 못하시더라고요. 특히 손주 재롱에는 처음 보는 함박웃음까지 보이시는 모습에 놀랍기까지 합니다.
매번 아이를 봐주시는 부모님들이 아니더라도 손주를 만나기만 하면 행복한 미소를 보이시며 선물도 자주 사주시고, 정말 재미있게 잘 놀아주시는데요, 손주 사랑에 질투가 다 날 정도입니다.
저희 키우실 때는 왜 그렇게 엄하게만 키우셨나요?
부모님 세대에서는 자식들을 엄하게 대하는 것이 일상이었고, 자식을 너무 예뻐하면 안 되는 문화가 있었다고 하시더라고요. 무조건 엄하고 바르게 키우는 것이 그 시대의 양육 방식이었기 때문에 그렇게 해야만 하는 줄 아셨다고 해요.
그래서 따스하게 안아주거나 달래주시기 보다는 항상 엄한 얼굴로 지시를 내리셨어요. 부모님 말씀을 조금이라도 어기거나 안 들으면 벌도 서고 혼나는 게 일상이었죠.
부모님의 부모님들도 이렇게 가르치셨기 때문에 그렇게 같은 방식으로 자녀들을 키우셨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자녀들이 다 컸고, 손주들에게는 엄하게 대할 이유가 전혀 없는 것이죠.
그저 사랑만 주셔도 되고, 솔직히 자식을 키우는 마음과는 전혀 다르다고 하시네요. 손주들이 너무 예뻐서 그냥 다 해주고 싶은 마음 밖에 없으시다고 하시는데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표정과 행동도 달라지신 것 같아요.
이제는 용돈을 드리면 결국 손주들에게 다시 돌아오는 경우가 많네요.
요즘 아이들은 어른을 무서워하지 않는다?
우리가 자랄 때는 어른들이 항상 엄하게 혼내기만 하니까 자연스럽게 또래들끼리만 어울렸는데 지금은 아이들이 어른들과도 스스럼없이 대화도 잘하고 어려워하지 않더라고요.
부모님들도 예전보다 더 젊어지셨기 때문에 대화도 더 잘 통하고, 같이 할 수 있는 것들이 더 많아졌습니다. 영화나 TV도 함께 볼 수 있고, 장난감 역시 발전해서 어른들의 취향까지 사로잡는 것들이 너무 많아요.
(애들은 가만히 있는데 내가 가지고 놀고 싶어서 괜히 애들 핑계대고 사는 경우까지 생기더라고요.)
엄하신 우리 부모님들이 손주들에게 까지 엄하게 대하셨다면 자연스럽게 할머니, 할아버지를 무서워하고 만나기 싫어했을 것 같아요. 결국은 웃음이 많아지셨고, 손주를 사랑하고 예뻐하시는 부모님의 이러한 변화가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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