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가 내가 해 준 반찬을 가져가기 싫다고 하네요. 집에서 밥 먹을 시간도 거의 없고, 간단히 사서 먹으면 된다고 고생 안 하셔도 된다고 하는데요.
기껏 생각해서 정성껏 만든 반찬을 안 가져간다고 하니 서운한 마음이 커져만 가네요. 직접 가져다 주는 것도 싫다고 해서 온 김에 가져가라니까 그것도 싫다 하고...
내가 해 주는 반찬이 그렇게 먹기 싫은 걸까요?
시어머니가 반찬을 매번 챙겨주시는 이유
절대 시간이 많이 남아서 반찬을 준비한다거나, 요리하는 게 취미라서 매번 반찬을 만드는 게 아닙니다. 장을 봐서 재료를 다듬고 음식을 만드는 게 어디 쉽고 간단한 일이던가요?
내가 이렇게 고생스러워도 그저 아들내외가 맛있게 잘 먹어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정성을 담아 만드는 것이죠. 요새 애들은 일하느라 오죽 바쁜가요? 반찬 만드는 수고라도 줄여주고 싶은 마음에 손수 반찬을 챙기는 겁니다.
도대체 집에서 밥은 해 먹는 건지, 매번 바깥 음식만 먹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되잖아요. 집에 가보면 냉장고는 매번 텅 비어있던데 나라도 나서서 반찬을 챙겨줘야겠다 싶더라고요.
다른 집은 이렇게 반찬 만들어주면 너무 고맙다고 용돈도 챙겨드리고 한다는데... 사실 그런 걸 바라고 반찬을 해다 주는 건 절대 아닙니다. 맛있게 먹고 힘내서 일하라고 만드는 거예요.
그런데 앞으로 이러실 필요 없다며 반찬이 필요 없다 하니, 그 마음을 도저히 모르겠네요. 혹시 내가 만든 반찬이 맛이 없다는 뜻인가 속상하기도 해요.
하지만 아들은 엄마 반찬이 최고라며 집에 올 때마다 밥을 저렇게 잘 먹는데 반찬을 마다할 이유가 없지 않나요? 그렇다면 며느리가 내 반찬을 싫어한다는 소리밖에 안 되는 것 같은데 생각할수록 속상합니다.
다들 맛있다고 하는 반찬이고 깨끗하게 만든 건데 왜 가져가기 싫다는 건가요? 반찬에 담긴 시어머니의 정성을 몰라주는 것만 같아 기분이 좋지 않네요.
며느리들이 반찬을 가져가기 싫어하는 이유
일단 시어머니께서 고생하시는 것 같아 죄송스러운 마음에 "다음부터는 저희가 알아서 먹을게요"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솔직히 연세도 있으신데 장가보낸 아들 반찬까지 신경 쓰시게 하는 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매번 챙겨주시는 반찬이 부담스럽기도 합니다. 고생하며 만들어주신 반찬을 넙죽넙죽 받아먹기도 뭣하고, 용돈이라도 챙겨 드려나 하나 마음이 쓰이거든요.
사실 각자 일하고 늦게 퇴근하다 보면 집에서 함께 식사할 때가 드문 일이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면 가져온 반찬이 상하기도 하고, 버릴 때마다 아깝고 죄송한 마음이 듭니다.
솔직히 어쩌다 한 번 먹는 반찬을 이렇게 바리바리 챙겨 와서 정리하는 것도 일이에요. 반찬을 비운 통은 다시 깨끗이 씻어서 갖다 드려야 하는데 이것도 번거로운 일이죠.
먹을 만큼 소량으로 반찬을 사다 먹으면 음식 쓰레기도 거의 안 나오고, 훨씬 경제적이고 편한데 어른들 입장에서는 그걸 이해 못 하시더라고요. 반찬을 왜 비싼 돈 주고 사 먹어? 차라리 내가 만들어줄게! 이렇게 되는 것이죠.
하지만 요즘엔 사다 먹는 반찬이 맛도 좋고 위생적이며 집에서 만들기 힘든 반찬도 골라서 먹을 수가 있어서 훨씬 좋아요. 절대 시어머니의 성의를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편한 방법을 찾는 것이죠. 그래서 절대 서운해하시거나 오해하시지 말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인간에 관한 연구'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루종일 지치지도 않고 말을 많이 하는 사람, 수다쟁이? (0) | 2024.08.23 |
---|---|
사람이 너무 좋은 이유 (0) | 2024.08.22 |
결혼하고 나면 다 시절인연이 되는 건가 (0) | 2024.08.18 |
딸 성격과 외모는 누굴 닮나요? (2) | 2024.08.16 |
엄했던 부모님 일수록 손자 어리광 앞에서는 (0) | 2024.08.15 |
댓글